설 직후 10만 명 구인사 참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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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대광사 작성일14-02-16 21:59 조회7,888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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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불교’ 실천의 한 방편
천태종 강력한 결집력 비결
천태종 신도들이 도용 종정예하께 세배를 올린 후 덕담을 듣고 있다. |
“올 한해도 수행 열심히 해서 불교의 깊은 진리를 깨닫기 바랍니다.”
“스님도 올 한해 건강하시고, 항상 좋은 가르침 부탁드립니다.”
2월 2일 오전. 일요일 아침부터 단양 소백산 자락에 위치한 천태종 총본산 구인사에는 한복과 양복을 곱게 차려입은 신도들의 발길이 줄을 잇는다. 정초를 맞아 구인사 참배를 온 신도들은 도용 종정예하와 총무원장 도정 스님을 비롯한 원로대덕 스님들을 차례대로 찾아뵙고 세배를 한다. 세배를 받은 스님들은 수행에 대한 덕담을 들려주고, 신도들은 스님들의 건강을 기원하는 말로 답례를 한다.
매년 설(음력)을 맞아 열리는 신도들의 구인사 정초 참배는 상월원각대조사가 구인사를 창건한 이후 계속 이어지고 있는 한국 천태종 고유의 풍습이다. 사찰이나 신행단체 차원에서 단체로 오기도 하고, 개별로 구인사 참배를 하기도 한다. 개별로 오는 경우, 손자와 며느리의 손을 잡고 함께 오는 모습도 흔히 볼 수 있다. 참배를 위해 구인사를 찾는 신도는 설날부터 5일 간 3만여 명(버스 500여 대), 이후 보름까지 1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신도들로 붐비는 날은 종정예하께 개별적으로 올리는 세배를 사찰 간부로 제한하고, 일반 신도들은 대보름날까지 하루 3번 삼보당에서 세배를 올리게 한다. 특히 주말에는 신도들이 한꺼번에 몰려 영춘면 백자리 주차장(불교천태중앙박물관 앞 주차장)에 버스를 주차할 공간이 부족할 정도다. 인근 도로에 버스가 일렬주차한 모습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정초 참배를 오는 신도들을 분산하기 위해 사찰별로 일정을 조정하는 웃지 못할 해프닝도 벌어진다. 지난해부터 총무원 소임 스님들께는 해당 사찰에서 세배를 하도록 지침이 내려진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과열된(?) 세배 열기가 종무행정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난 9일 천태종 전국청년회 및 학생회ㆍ어린이 지도교사 500여 명도 세배를 위해 구인사를 찾았다. 참가 인원이 많아 간부 대표가 조실에서 종정예하께 세배를 올린 후 관성당에서 총무원장 도정 스님이 참석한 가운데 신년하례법회를 봉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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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정초 참배 풍경은 천태종 3대 지표 중 하나인 ‘생활불교’의 종풍에서 근거를 찾아볼 수 있다. 부처님과 사찰, 스님과 도반을 일상생활과 분리시키지 않으려는 인식이 사부대중 저변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이런 종풍은 기복을 지양하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모습으로 표출된다. 천태종의 강력한 교세와 결집력의 비결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