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태종 2012년 미얀마 성지순례기 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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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대광사 작성일12-05-16 12:13 조회6,592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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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태종 구인사 스님 33명으로 구성된 순례단이 지난 3월 31일부터 4월 5일까지 불교 국가인 미얀마로 성지순례를 다녀왔다. 이번 순례에 참가한 도언 스님이 바간에서 양곤까지의 성지순례기를 3회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 세계 3대 불교 유적지, 바간
‘버마’라고 불리던 미얀마는 한반도의 3배에 달하는 국토와 비옥한 토양·풍부한 해양 자원 때문에 황금의 땅으로 알려져 있다. 국민의 90%가 불교를 신앙하며, 정치적 상황으로 개발이 뒤쳐져 있지만, 많은 전통문화를 간직하고 있는 나라다. 인도차이나 반도·방글라데시·인도와 국경을 접하고 있으며, 종족은 퓨족·캄보디아의 몬족·히말라야의 몽골버마족·태국 북부의 타이족 등이 미얀마로 이주하여 정착했다. 1948년 1월 4일 일본 패망으로 독립했다. 행정수도는 2006년 9월 양곤(Yangon)에서 네삐도(Nay Pyi Daw)로 이전했으나, 실질적인 수도는 아직도 양곤이다. 양곤은 “전쟁이 끝났다”라는 의미. 1755년 알리우 왕이 몬족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후 다곤을 양곤으로 고쳐 불렀다. 1824년 영국에 패함으로 영국에 의해 정치 경제의 수도로 변화하며 ‘랑군’이라는 영어식 이름으로 불렸다. 도시의 40%가 공원·호수·파고다로 구성되어 ‘동방의 정원’이라 불린다. 시차는 한국보다 2시간 30분 정도 늦으며, 화폐단위는 쨔트(1달러 : 700쨔트)인데, 1달러로 쌀국수 1그릇을 살 수 있다. 맨발의 쉐지곤 순례 첫째날(3/31) 우리는 인천 공항에서 출발해 방콕을 경유해 양곤에 도착했다. 공항에 내려 저녁 무렵 미얀마에 첫발을 디디니 아열대의 온기와 치자꽃 향이 우리를 반겼다. 아직 익숙치는 않지만 후끈한 바람이 미얀마 국민의 불심 같아 내심 긴장이 되었다. 하루 일정을 인천에서 미얀마로 이동하는데 보낸 일행은 저녁 공양을 마치고, 숙소에서 여장을 풀며 내일부터 시작될 성지순례를 상상했다. 둘째날(4/1) 국내선을 타고 바간에 도착했다. 비행기에서 내려다보니 바둑판 모양의 평야가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세계 3대 쌀 수출국이란 수식어가 무색하지 않게 한 시간여의 비행 동안 평야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바간(Pagan)은 캄보디아의 앙코르 와트, 인도네시아의 보르부드르와 함께 세계 3대 불교 유적지로 불리는데, 1056년 미얀마족인 아나우라타왕(1287년 몽골의 침략으로 멸망)이 몬족을 정복하고 성립한 최초의 통일국가의 이름이기도 하다. 동남아시아에 대규모의 불교국가를 이룩하고자 했던 미얀마 고대 왕국의 의지를 보여주는 곳으로 약 2,500여개의 탑이 있는 ‘탑의 도시’다. 원래는 5,000개의 탑이 있었으나 1837년 지진으로 무너져 지금은 2,500개가 남아있다. 유네스코에 등재된 세계문화유산이다. 바간의 사찰에는 스님들이 거주하지 않는다. 큰 탑은 왕들이 지은 것이고 작은 탑은 일반인이 지었다. 이들은 탑을 쌓는 것을 최고의 공덕이라 여기고 일을 하다가 쉬는 날이면 탑을 쌓는다. 11세기부터 13세기 말까지 만들어진 탑으로 우리나라의 고려시대에 해당된다. 공항에서 버스를 타고 비포장도로를 달리다보니 어느새 파고다에 도착했다. 현지가이드 한부장님이 “자 이제부터 맨발입니다”라고 사투리 섞인 통역을 한다. 미얀마의 모든 절에 입장할 때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맨발이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다소 낯설지만 모두 맨발로 파고다를 순례했다. 쉐지곤 파고다(‘쉐’는 금, ‘지곤’은 모래를 의미한다. 즉 황금의 모래언덕)는 미얀마 파고다의 ‘어머니’와 같은 존재로 미얀마 파고다의 모델이다. 높이 52미터로 1057년부터 1087년까지 30년 간 불사를 했다. 부처님의 앞 이마뼈와 치아사리가 보관돼 있다. 황금색의 웅장한 모습을 지닌 이 파고다는 바간의 많은 유적들 중 제1호로 지정돼 있다. 부처님의 치아사리를 싣고 오던 코끼리가 멈춰선 자리에 지어졌다고 한다. 3층의 계단 위에 종 모양을 올린 모습으로 개금돼 있다. 중앙탑을 중심으로 여러 전각들이 자리 잡고 있으며, 탑 모서리에는 마녹티하(얼굴은 사람, 몸은 사자-수호신)가 탑을 지키고 있다. 10센티 우물에 비친 탑 한 얼굴, 두 표정의 불상
아난다 사원은 바간에서 가장 화려하고 아름다운 사원이다. 1901년에 짠시타 왕에 의해 완공됐으며, 사원이름도 부처님의 시자 아난존자의 이름을 따서 붙였다. 내부 공간이 비어있는 사원으로 한쪽 면이 53미터인 정방형의 중앙에 서면 통풍이 잘 되게 설계되었음을 느낄 수 있다. 고건축의 수려함을 지녔으면서도 자연과의 조화를 이뤄 보는 이의 마음을 시원하게 해주었다. 아난다 사원 내부의 부처님은 금, 은, 동, 아연, 철 등 5가지를 섞어 조성했다. 파고다 내부 중앙에는 약 9.5m에 달하는 커다란 본존 4불(석가모니불과 과거3불)이 서 있다. 목조에 개금을 한 불상은 해탈의 경지에 오른 부처를 형상화한 것이다. 북쪽과 남쪽의 작품은 원작이지만, 동쪽과 서쪽의 작품은 화재로 손상되었던 것을 복원한 것이다. 동서남북으로 도는 길은 3개가 있다. 가장 안쪽은 왕이 다녔던 곳이고, 중간의 길은 귀족들이, 가장 바깥쪽의 길은 일반 서민들이 다녔다고 한다. 신기한 것은 가장 바깥쪽에서 불상을 보면 미소를 띠고 있는 모습이지만, 왕이 다녔던 곳에서 보면 엄한 표정을 짓고 있다. 이 표정의 변화만으로도 사원의 신비함과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 왕, 귀족, 스님에게는 계율의 엄격함을, 신도님에게는 자비의 화신을 의미하는 듯하다. 3번째 면에는 웃지 않는 부처님이 한 분 계시는데 오른손에 무언가를 들고 가사를 펼친 모습이다. 티크목에 개금을 한 9m 높이의 불상이다. 사원에는 부처의 생애를 묘사한 다양한 석조물과 다른 불상들도 있었는데, 모두 정교하고 아름다웠다. 35도를 넘나드는 기온과 바람 한 점 없는 끈끈한 날씨, 가도 가도 끝이 없는 광활한 파고다의 모습에 순례단은 자못 지친 모습이다. 다들 조용한 가운데 다음 목적지인 마누하 사원으로 발길을 돌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