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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태종 재가안거 100회 / 수행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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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대광사 작성일10-12-26 22:57 조회6,98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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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태종 재가안거 100회 / 수행현장
newsdaybox_top.gif 2010년 12월 24일 (금) 18:09:00 단양 구인사=최동진 기자 btn_sendmail.gifdjchoi@ggbn.co.kr newsdaybox_dn.gif

재가불자 한 달 안거는 천태종이 지켜오고 있는 독특한 수행가풍이다. 재가자들의 수행을 바탕으로 생활 속 불교 가르침 실천과 불교 쇠퇴 극복을 위해 상월원각대조사 당시부터 시작됐다. 재가불자 첫 한 달 안거가 실시된지 반세기가 지나 100회를 맞았다. 세월의 흐름 속에서도 변함없이 뜨거운 수행현장을 찾았다. 편집자

50년 흘렀지만, 자성 찾는 수행 열기 그대로

   
▲ 1965년 을사년 8월 23일 구인사 옛 인광당 앞에서 봉행된 9회 재가안거 해제식 장면. 당시 250여 명이 한 달 안거에 동참했다. 사진 속 ‘4차 수련생 일동’의 설명은 잘못된 것으로 5번째 하안거의 오기다.

육체적 안락 대신 청정심 얻고자
반 평 공간서 ‘주경야선’ 수행

50년 전인 1961년 여름 처음 재가불자 안거가 실시된 이후, 매년 여름과 겨울 두 차례 실시돼온 재가안거가 100회를 맞았다. 세월의 변화를 느껴보기 위해 구랍 19일 천태종 본산 구인사 안거 현장을 찾았다. 구인사임을 알리는 일주문에 걸린 ‘모든 번뇌 씻어버리면 본래 면목 드러나네’란 현수막이 재가불자 안거가 진행 중임을 새삼 일깨워준다. 저녁 공양시간이 다가왔음에도 불구하고, 한 걸음 한 걸음 발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관세음보살~’ 염불 소리가 점점 가까워진다.

천태종 수행문화 중 재가불자 안거 못지않게 독특한 가풍이 있으니 바로 ‘주경야선(晝耕夜禪)’이다. 평상시에도 천태종 불자들은 각 지역 사찰을 찾아 오후 10시부터 관음정진에 매달린다. 안거기간에는 오전과 오후 총 5시간 수행을 하는데, 저녁 정진 때의 열기와는 사뭇 다르다. 개인적인 느낌일 수 있지만, 낮 시간에는 안거 동참자 중 많은 이들이 방석ㆍ이불ㆍ등(燈) 등을 만들거나 공양간에서 음식 준비와 설거지를 거드는 등 울력에 동참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오후 9시 30분, 한 달 전 완공된 광명전을 찾았다. 4층 광명당에는 총 1000여 명의 안거 동참자 중 절반에 가까운 450여 명이 모여 있었다. 광명전은 상월원각대조사께서 구인사에서 첫손으로 꼽은 수행처(당시 이름은 광명당)다. 시설 낙후와 장소 협소 등의 이유로 2003년부터 7년 간의 불사를 거쳐 이번 안거부터 새 기도처 역할을 맡고 있다.

교무국장 도웅 스님의 법문이 끝나고, 오후 10시 30분부터 관음정진이 시작됐다. 다음날 오전 4시 새벽예불시간까지 지속되는 고된 일정이다. 정진 도중에는 정해진 휴식시간이 없는 만큼, 자발적으로 볼일을 보고 자리로 되돌아와 정진을 계속한다.

이들에게 한 달간 주어진 공간은 가로 90㎝, 세로 180㎝. 안거 동안 사용할 짐을 풀고 나면 두 다리를 쭉 뻗기도 버거운 반 평 남짓한 공간만 남는다. 이곳이 한 달 동안 자성을 찾기 위해 관음정진에 매달리고, 잠깐의 짬을 이용해 몸을 누이는 공간이다. 그 이상의 공간은 이들에겐 불필불용(不必不用)한 것이요, 번뇌망상을 불러오는 짐일 뿐이다.

   
▲ 100회 동안거를 맞아 구인사 광명전 4층 광명당에서 관음정진에 매진하고 있는 불자들. 노란 테두리가 둘러진 가로 90㎝, 세로 180㎝ 정도의 공간이 그들에게 주어진 공간이다.

마침 구인사 창건 초기 광명전에서 수행한 이력이 있는 불자를 만날 수 있었다. 11세 때 천태종과 인연을 맺고 학생회ㆍ청년회 때 꾸준히 안거에 동참했었다는 김분영(55. 대구 대성사) 씨는 “과거의 모습과 비교해보면 모든 여건이 좋아졌다”면서 “(광명전의) 새 모습을 보면서 감격에 겨워 눈물도 났지만, 편안함 속에서 수행하는 것에 대해 만감이 교차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반 평의 공간’에서 느끼는 편안함이 어떤 것인지 물었다. 그는 “어려서 안거에 들어왔을 때는 모든 것이 불편했다”면서도 “안거에 들어오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속세의 잡념을 잊을 수 있다”고 답했다. 이어 “바깥세상에만 있으면 그곳에서 묻은 마음의 때를 그대로 가져갈 수밖에 없지만, 한 달 동안 안거에 동참하면 마음의 때를 조금이나마 씻을 수 있다”면서 “몸의 불편함이 청정심을 찾는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결국 그가 말하는 편안함은 육체적인 안락이 아닌 고된 수행을 통해 얻는 청정심ㆍ평정심을 의미하고 있었다.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 ‘세월 앞에 장사 없다’는 속담이 있다. 시간의 변화 앞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는 자연의 섭리를 가장 잘 표현한 말이다. 이는 곧 부처님의 가르침 중 ‘무상(無常)’의 원리와도 같다. 하지만 비좁은 공간에 앉아 일념으로 관세음보살을 통해 자성을 찾으려 정진하는 관음행자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

초가삼간에서 시작한 구인사의 외형은 50년 동안 수천, 수만의 사람들을 수용할 정도로 성장ㆍ변모했지만, 매년 여름과 겨울 한 달 동안 이곳을 찾는 재가불자들의 수행 열기는 변함이 없다.

   
▲ 구인사 일주문에 걸린 현수막이 현재 재가자 동안거가 진행 중임을 새삼 일깨워 준다.


취재를 마치고 구인사를 내려오는 길, 하늘을 뒤덮은 구름 사이로 내리는 한줄기 빛을 받은 일주문 기둥이 황금빛으로 빛났다. 1천여 관음행자들의 용맹정진을 간접 체험한 짧은 시간이었지만, 내 마음의 번뇌가 반쯤 씻긴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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